유준이를 처음 안아보다(2025.2.9)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질투 / 김상미 옆집 작은 꽃밭의 채송화를 보세요 저리도 쬐그만 웃음들로 가득 찬 저리도 자유로운 흔들림 맑은 전율들을 내 속에 있는 기쁨도 내 속에 있는 슬픔도 태양 아래 그냥 내버려두면 저렇듯 소박한 한 덩어리 작품이 될까요? 저렇듯 싱그러운 생 자체가 될까요?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한 며느리도 보았고 예쁜 유준이를 처음 안아보았는데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孫 2025.02.10
하윤이를 처음 안아보다(2025.2.6)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냄새의 향기 / 김혜빈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나를 감싸던 냄새들 가마솥 안 옥수수 찌는 냄새 장판 위 메주 냄새 곳곳의 파스 냄새 그 가운데 할아버지 냄새 그때 그 냄새 향기가 되어 그때 그 냄새 꽃과 같은 잔행을 흩날리어 바삐 가는 나를 뒤돌아보게 하는 그때의 향기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한 딸내미도 보았고 예쁜 하윤이를 처음 안아보았는데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孫 2025.02.10
유하가 유준이를 사랑하는 모습(25.2.3)동생을 무척 사랑해서~ 햇살을 깔다 / 김승립 빗줄기 한바탕 갈기고 간 뒤 개똥쥐빠귀 하나 옹송 그려 떨고 있는데작은 새의 시린 발바닥이 안쓰러웠나 하느님이 땅바닥에 살포시 따순 햇살을 깔아놓으시네 유하가 동생을 무척 사랑해서 흐믓한 마음이 들었는데 손주들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랐으면~ 孫 2025.02.10
가윤이와 함께한 눈놀이(2025.1.31)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보았던 날~ 할머니 듀오 / 김영진 목욕탕에 다녀오시나, 두 분 할머니 껍질 벗긴 삶은 계란마냥 하얗고 말간 얼굴로 도란도란 걷는다 동생, 이제 집에 가면 뭐 할랑가? 뭐 하긴요, 시장에나 갈라요 장에는 뭐 하러 갈라고 그란가? 영감 팔러 갈라 그라요 엥, 얼마에 팔라고 그란디? 오천만 원만 주면 팔라고 그라요 오메야, 팔릴랑가 모르것네 그란디 그 돈 받으면 어디따 쓸라고? 천만 원짜리 영감 있으면 바꿀라고 그라요 목욕 바구니 나란히 든 두 분 할머니구부러진 등 위로 햇살이 깔깔깔 빛난다 한얀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가윤이와 눈놀이도 하고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보았던 날~ 孫 2025.02.10
생후 4일째 유하 동생(2025.1.26)유하와 첫 만남을 가졌는데 이젠 눈도 제법 잘 뜨고~ 횡재 / 이하재 뒤뚱뒤뚱 걸어가던 아가가흘리고 간 과자 부스러기 뒤뚱뒤뚱 지나가던 비둘기가 일용할 양식을 횡재하였다 뒤뚱뒤뚱 아가의 복주머니가비둘기 배만큼 볼록해졌다 유하 남동생이 태어난지 4일째 유하와 첫 만남을 가졌는데 이젠 눈도 제법 잘 뜨고 무척 똘망똘망해 보이기도~ 孫 2025.01.28
유하 자라는 모습(2025.1.25)산후조리하는 며느리와 잠시 떨어져 있어서~ 당부 / 허숙정 엄마 등에 업혀 개나리를 부르던 나는 지금 일곱 살 어느 것을 줘도 못 바꾼다는 막내딸 해가 저물 때면, 아가, 위험하니 캄캄한 밤에 나가지 마 하던 엄마의 당부 주말마다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 어느새 머리가 희끗하게 세고 있는 나는 지금 마흔다섯 아가, 위험하니 캄캄한 밤에 다니지 마 팔십 노모의 걱정엔 세월도 없나 보다 엄마,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 나도 당부해본다 자주 못보아서 그런지 볼 때마다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고 산후조리하는 며느리와 잠시 떨어져 있어서 엄마를 찾을까봐 걱정이 되었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孫 2025.01.28
생후 4일째 가윤이 동생(2025.1.24)제법 눈도 잘 뜨고 똘망똘망해 보이기도~ 오늘 / 오현정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첫 해산 후 숲길 걷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이제까지의 부끄러움 다 가려주는 활엽수가 친구하자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오후의 햇살이 남은 꿈을 찾아드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 먼 길 돌아 다시 출발점에 서있는 지금 여기 그대 함께라면 오늘이 내 가장 좋은 때 가윤이 동생이 태어난지 4일째 되는 날인데 제법 눈도 잘 뜨고 똘망똘망해 보이기도~ 孫 2025.01.28
가윤이 자라는 모습(2025.1.23)조금 컸다고 몸치장도 하고 멋도 부리는데~ 1901년생 소띠 할아버지 / 김문기 할아버지는 새벽부터 쇠죽을 쑤셨다 발그레한 혀를 동그랗게 굴리며 쇠죽을 씹는 소를 보고 할아버지는 소가 웃는다 하셨다 진짜 소가 웃는지 할머니께 물었다 니 할아버지가 소띠라 소가 웃는 걸 아는갑다 할머니 말씀이 지나가자 모든 게 방긋거려 밥상 위의 깍두기도 웃고 있었다 가윤이가 조금 컸다고 몸치장도 하고 멋도 부리는데 한편으로는 대견스럽다는 생각도~ 孫 2025.01.28
생후 3일째 가윤이 동생(2025.1.23)할아버지 할머니와 첫 만남을~ 손금 / 홍사성 재물선은 짧고 생명선은 길고 감정선은 그 중간쯤이라 한다 굵은 손금 옆에 잔금들 얽혔으니 하는 일마다 번뇌 생길 거란다 점쟁이 말 듣다가 내밀었던 손 빼 주먹을 쥐었다 손금이 안 보인다 내 손 안에 있는 내 운명 할아버지 할머니와 첫 만남을 가졌는데 건강하고 예뻐서 무척 기뻤던 날~ 孫 2025.01.28
가윤이 자라는 모습(2025.1.22)등원시키고 놀아주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를 너무 좋아해서~ 도라지꽃 / 허진숙 토담집 뒤란에 도라지꽃 꽃술에 이슬 맺힐 때 새벽잠 깨우던 너의 노래 조용히 따라 흥얼거리면 내 입술에 보랏빛 물이 들었지 딸내미를 대신해서 가윤이를 등원시키고 놀아주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를 너무 좋아해서 무척 기뻤다~ 孫 202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