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것이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을 못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들머리까지 걷는데 뜨거운 열기가 엄청나서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며 산에 들고나서야 견딜만 했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벗삼아 문수봉 연습바위 뒷쪽을 릿지로 오르는데 바위가
따끈따끈하게 달구워져 있었으며 연습바위에서 많은 생각을 하며 한참을 쉬다가 내려왔다..
언제 : 2009년 8월 9일
어디 : 승가사계곡-문수계곡-문수봉 연습바위-원점회기
산행시간 : 13시 17분 ~ 18시 30분
날씨 : 맑고 뜨거운 열기
누구랑 : 들바람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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