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2011.11.7) 순무, 무우, 배추, 당근, 파 / 좌측부터.. 10월 4일 고구마와 토란을 캐면서 찍은 돼지감자~ 마눌님께서 돼지감자를 얻어와서 올봄에 심었는데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돼지감자는 뚱딴지처럼 이곳 저곳에서 마구 돋아 나와서 밭을 버린다고 뚱딴지란 별명도 있다~ 11월 7일 가을 걷이.. 野 2011.11.08
마늘을 뽑다~(11.7.1) 마늘촛불 / 복효근 삼겹살 함께 싸 먹으라고 얇게 저며 내 놓은 마늘쪽 가운데에 초록색 심지 같은 것이 뾰족하니 박혀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마늘어미의 태 안에 앉아있는 마늘아기와 같은 것인데 알을 잔뜩 품은 굴비를 구워 먹을 때처럼 속이 짜안하니 코끝을 울린다 무심코 된장에 찍어 씹어 삼키.. 野 2011.07.04
김장을 하였다~(10.11.6) 가을 /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 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野 2010.11.13
마늘을 심다~(10.10.30) 후박나무 잎이 지다 / 오인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커다란 후박나무 잎이 뚝 떨어져 있다 한참을 쳐다보다가 몸을 구부려 잎을 주워드니 무게감이 사라졌다 지난 여름 얼마나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나를 압도 했었나 윤기나는 진초록 푸른 잎 누르면 물기 뚝뚝 들을 것 같던 두툼한 두께 내 얼굴을 .. 野 2010.11.02
고추를 땄다~(10.9.4) 주름잎.. 사랑의 눈빛으로 전합니다 / 오인자 초록의 청초함을 닮은 당신들의 눈망울 속엔 의지와 욕망이 불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들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당신들의 사랑이 제 가슴에 살포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수화 대신 휴대전화기의 문자가 언어를 전달하지만 우린 눈빛으로 함께하는 아름.. 野 2010.09.05
수확이 풍성하였다~(10.8.1) 아침 / 안익수 문을 열어 보세요 꽃잎이 이슬과 몸을 섞네요 문을 열어 놓세요 해바라기 찢어진 옷을 깁네요 문을 열어 두세요 햇살이 땡감을 먹고 있네요 산과 밭사이에 갈등이 있었지만 밭으로~ 수확이 풍성하였다~ 野 2010.08.05
붉은감자와 노란감자를 켔다~(10.7.8) 감자 / 안차애 내 사랑은 심심하지만 알고 보면 깊은 농염이다 내 사랑에 온갖 맛이 들어 있다는 건 깊이 다가와 본 사람은 다 안다 춘궁(春窮)이거나 춘궁 같은 허기거나 허기보다 더 아득한 마음일 땐 심심하고 둥근 둥글고 부드러운 내 몸에 당신의 이빨자국을 찍어 보라 당신이 가진 온갖 맛 떫거나.. 野 2010.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