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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윤이와 유하가 함께한 생일 잔치(2024.11.17)그새 많이 자랐는데~

어머니 / 이제향 어머니의 손이 간 것 뭐든지 다 굽었다.  콩 심은 논두렁도 돌부리 파내던 호미도 깨진 바가지 손잡이도 바늘귀 헤매던 무명실도  축 처진 누렁이 꼬리도 대문 앞 대추나무도 이제 함께 따라가야하는 저 상여소리도 어머니를 닮은 것들은 뭐든지 다 굽었다. 예쁜 가윤이와 유하가 그새 많이 자랐는데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2025.01.23

매조산 건자(심리)산 장령산 대자산(2024.12.26)2024년 갑진년(甲辰年) 마지막 산행~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 마지막 산행을 하기 위해서 구파발역 4번출입구를 나와서 롯데몰버스정류장에서 799번버스를 타고 대자동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정혜옹주묘로 진행을 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뒤돌아 보는데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은 이때 써야 할 것 같았다.     태고종(太古宗)은 아내와 가정이 있는 대처승(帶妻僧)이 운영하는 사찰로 출가를 하지 않더라도 사찰을 유지 운영할 수 있는 제가교역자제도(在家敎役者制度)인 교임제도(校任制度)가 있다. 태고종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 불교의 영향을 받아 크게 늘어났는데 삼정육(三淨肉)은 먹을 수 있고 제사도 유교식으로 한다. 삼정육(三淨肉)은 나를 위해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고기.. 나를 위해 죽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2024.12.30

가윤이 자라는 모습(2024.12.8)2025년 을사년(乙巳年)에도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쑥버무리 / 김경은  봄꽃보다 향가로운 네 생각을 품어본다. 이른 봄 양지녘에 파릇파릇 돋은 너를 광주리 소복 뜯어 쌀가루에 버무리고 솔가지 불쏘시개 잔불을 살려내어 뜨겁게 넘치도록 손맛을 더해 담아 한소끔 끓여내니 부슬부슬 쑥 향 가득 냉이, 달래 피어오를 첫봄의 추억으로 두레 밥상 펼쳐놓고 온 가족이 모여앉아 진초록 쑥 내음에 더해지는 행복 수다.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가윤이가 2025년 을사년(乙巳年)에도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산이 얼마 남지 않은 딸내미가 순산해서 가윤이에게 예쁜 동생을 안겼으면~

2024.12.29

유하 자라는 모습(2024.12.25)2025년 을사년(乙巳年)에도 무사무탈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간장게장 / 지영환 간장처럼 짠 새벽을 끓여 게장을 만드는 어머니 나는 그 어머니의 단지를 쉽사리 열어 보지 못한다 나는 간장처럼 캄캄한 아랫목에서 어린 게처럼 뒤척거리고  게들이 모두 잠수하는 정오 대청마루에 어머니는 왜 옆으로만 주무시나 방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햇볕에 등은 딱딱하게 말라가고 뼛속이 비어 가는 시간에 2024년 갑진년(甲辰年)처럼 2025년 을사년(乙巳年)에도 무사무탈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2024.12.29

유하 자라는 모습(2024.12.13)순산해서 유하에게 예쁜 동생을 안겼으면~

간장 항아리 / 김은아  콩과 소금이 조화를 부린 것이 아니다 항아리 속 검붉은 엣센스는 콩밭 이랑에 불던 바람 소리 지난 여름 따갑게 내리쬐던 달더단 햇살이 녹아난 것 오감으로도 말할 수 없는 깊고 깊은 아득한 오천 년 우리 어머니가 우리를 잉태하여 둥그런 배를 쓰다듬듯 지켜온 곰삭은 세월이거늘. 며느리가 해산할 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순산해서 유하에게 예쁜 동생을 안겼으면~

2024.12.29

가윤이 자라는 모습(2024.11.24)언제 저렇게 컸나 하는 생각이~

돋보기 / 김선희  거실 바닥에 넓게 이불 호청을 펴놓고 목화솜 이불을 시침질 한다  사방을 둘러가며 꿰매다 얼굴을 들어보니  신발장 문짝에 붙어 있는 거울에 내 어릴 적 엄마가 앉아 있다  동그란 돋보기 너머로 눈을 밀어 올리며 반겨주던 엄마  어느새 나도 돋보기 너머로 내 식구들을 반겨주는 나이가 되었다 할아버지를 제일 좋아하는 가윤이를 볼 때면 언제 저렇게 컸나 하는 생각이~

2024.12.29

유하 자라는 모습(2024.12.8) 2번째 겨울을 맞이했는데~

김밥꽃 / 황시언  예리하고 날카로운 칼에 베어져 나와야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 칼 지나자 김밥꽃 핀다 동그랗게 말렸던 검정색 긴 몽뚱어리에서홀연히 떨어져 나온 꽃잎 한 장화들짝 놀라 동그란 눈빛이 화전 같다예리한 칼날에 베어지면서 제 몸 잘라 그대 허기 채워주는 꽃아무도 그 꽃잎에 입술 베이지 않는다. 갈수록 예뻐지는 유하가 2번째 겨울을 맞이했는데 하얀 눈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2024.12.29

유하 자라는 모습(2024.11.30)엄마를 닮아서 흥이 참 많다는 생각이~

이팝나무 아래서 / 김밝은  저만치서 머뭇거리는 봄을 불러보려고 꼭 다물었던 입술을 뗐던 것인데 그만, 울컥 쏟아낸 이름  고소한 밥 냄새로 찾아오는 걸까  시간의 조각들이 꽃처럼 팡팡 터지면 기억을 뚫고 파고드는 할머니 목소리  악아, 내 새끼 밥은 묵고 댕기냐  귀엽고 예쁜 유하는 엄마를 닮아서 흥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2024.12.29

가윤이 자라는 모습(2024.11.15)코스모스꽃보다도 더 예쁘고 보면 볼수록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밤 먹을까 / 김혜율 우리 밤 먹을까 저어기 앉아 달을 삼키고 저어기 서서 별을 따먹자 달을 삼킨 너의 손은 고단함을 베고 누운 나를 토닥이고 별을 담은 너의 눈은 홀로 선 내 그림자를 위로한다 내가 베어 먹은 달은 초승달이 되어 네가 앉아 쉴 수 있게 기울어지고 내가 삼킨 별들은 나를 가득 채워 네가 걸을 깜깜한 골목길을 밝혀준다  오늘도 하루를 마친 네게 묻는다 우리 밤 먹을까  코스모스꽃보다도 더 예쁘고 보면 볼수록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202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