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 한상림
검벗섯 핀 노모 손등에 이랑이 생겼다
"할머니 손이 왜 이래?"
쭈글쭈글 밀리는 손등을 만지며
증손자가 두 눈을 휘둥그레 치뜬다
아가야, 이게 바로 사랑이란다
사랑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누군가를 많이 쓰다듬을 때
무언가를 듬뿍 퍼주고 싶을 때
눈금처럼 조금씩 자라나는 거지
할머니와 증손자 사이
사랑이 자라고 있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에도 무사무탈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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