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면이지요? / 조숙진
늘어진 마당이 접힌 곳
올봄 그 민들레 앉았던 곳
그 자리엔 시간이 거꾸로 간다
햇살이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보는 아침나절
깔깔깔 모여 나물 캐던
산골짜기 가재 잡던 이이들
그 속에 다 모였네
아무것도 모른 바람이
흩어버릴까 봐
노란 대문 살며시 닫자
눈웃음 마주친 꽃과 나
우리, 구면이지요?
아들내미와 며느리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유하를 볼 때면 흐믓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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