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치는 생명 / 박재옥
지난 가을, 내가 가장 잘 한 일은
길 지워진 숲에서 도토리를 주워다
베란다 화분에 심어놓은 일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답장처럼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봄 되자 여린 팔목을 올리고 있다
둘레에 손을 대보니
제법 옹골찬 힘이 들어 있다
신기해라!
벼락 치는 생명
귀엽고 예쁜 유하와 놀아주었는데 이젠 제법 장난도 잘치고
그새 많이 자랐고 하루하루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랜만에 사위 딸내미 마눌님과 한잔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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