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은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雨水)인데도 불구하고 서울에 오랜만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
마침 다음날이 쉬는 날이라서 눈산행 생각으로 하루종일 마음이 무척 설레이었다~
오랜만에 눈산행 생각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싶이 하다가
아이젠과 스패츠를 챙겨서 늘 부담이 없이 찾을 수 있는
관악산을 찾기 위해서 사당역 4번출구로~
출근을 하기 위해서 사당역버스정류장에 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데
들바람은 왠지 미소가~ㅎ
그동안 관악산 안내도가 부실하였는데 새로 잘만들어 놓았다~
갈림길에서 연주대로~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고즈넉한 느낌이 드는 관음사..
서울시가지가 바라보는데 흐리고 날씨가 안 좋다..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사당 국기봉..
사당 국기봉은 눈 때문에 위험해서 우회해서 오르기로~
관등정..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도 많고 찬바람도 강하게 분다~
사당 국기봉..
뿌연 서울시가지를 바라보는데 답답하다..
사당봉에서~
철사다리 뒤로 뿌연 관악산 연주대를 바라보는데 멀게 느껴진다..
뒤돌아본 사당봉..
눈사람 / 김병훈
하얀 겨울에
아주 깨끗한 세상을
상징하며 태어나는 눈사람
뜨거운 심장이 없어도
세상을 떠날 시간에는
감사의 눈물로 보답할 줄 안다
눈사람은 추운 겨울에
그대의 따뜻한 손으로 만든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다
혀바위를 릿지로 오르곤 했었는데 하얀 순백색의 이불을 덮고 있다..
눈 / 박용래
하늘과 언덕과 나무를 지우랴
눈이 뿌린다
푸른 젊은과 고요한 흥분이 서린
하루하루 낡아가는 것 위에
눈이 뿌린다
스쳐가는 한 점 바람도 없이
송이눈 찬란히 퍼붓는 날은
정말 하늘과 언덕과 나무의
한계는 없다
다만 가난한 마음도 없이 이루어지는
하얀 단층
저녁눈 / 박용래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는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조롱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박용래(朴龍來 1925. 8.14~1980. 11. 21)는 본관은 밀양, 충청남도 논산 출신으로
1943년 강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조선은행에 입행하여, 1944년 대전지점에서 근무하였다.
1945년 8.15일 광복을 맞아 사임하고, 1945년에 일본에서 귀국한 김소운(金素雲)을 방문하여 문학을 배웠다.
그 뒤 향토 문인들과 동백시인회(柊柏詩人會)를 조직하여 동백(柊柏)을 간행하면서 시를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1948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문학 수업을 계속하여 1955년 6월호 현대문학에 가을의 노래로
박두진의 첫 추천을 받았고, 이듬해 황토길, 땅을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69년에 한국시인협회가 주관하여 발간한 오늘의 시인선집 중 하나인 첫 시집 싸락눈을 발간하였다.
이어, 한국시인협회 주선으로 1971년에는 한성기, 임강빈, 최운규 등의 시인과 함께 동인시집 처와집을 출간하였다.
그의 작품 세계는 전원적, 향토적 서정의 세계를 심화, 확대시킨 것이 특징이며
언어의 군더더기를 배재하여 압축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저녁눈으로 현대시학사 제정 작품상(제1회) 수상을 하였다.
기타 저서로는 시집 '강아지풀 ', '백발(百髮)의 꽃대궁', 유고집 '먼바다'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우리 물빛 사랑이 풀꽃으로 피어나면'이 있다.
1974년 한국문인협회 충청남도 지부장에 피선되었다.
1961년 충청남도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69년 현대시학사(現代詩學社)가 제정한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1984년 10월 대전 보문산 사정공원에 그의 시비가 건립되었다.
연주대로 진행하면서 지나온 관악능선을 뒤돌아보는데 찬바람도 불고 간간히 눈발도 날린다..
감기 때문에 미열도 있고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 산에 들고나서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산은 모든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만능 의사인 것 같다~
외솔봉과 관악산 정상 연주대..
마치 설국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는데 올해 눈산행은 마지막일 것 같다~
이젠 서설(瑞雪)을 기대해보아야겠다~
관악문 외솔봉 연주대..
관악문..
지나온 아름다운 관악능선이 사당으로 흐르고 있다..
외솔봉에서 외롭게 서 있는 외솔..
외솔봉에서 연주대로 진행하는데 계단이 없을 때는 조금 험했었다~
연주대..
연주대로 진행하면서 바라본 외솔봉..
외솔봉과 관악능선..
소나무 / 유자효
생각이 바르면 말이 바르다
말이 바르면 행동이 바르다
매운 바람 찬 눈에도 거침이 없다
늙어 한갓 장작이 될 때까지
잃지 않는 푸르름,
영혼이 젊기에 그는 늘 청춘이다
오늘도 가슴 설레며
산등성에 그는 있다
관악산 정상 연주대..
관악산은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과 경기도 과천시와 안양시 경계에 위치한 높이 629m 산..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서 말바위를 타고 깔닥고개로~
연주대..
지나온 마루금이 사당으로 흐르고 있다~
소나무 / 이문구
소나무 이름은
솔이야
그래서 솔밭에
바람이 솔솔 불면
저도 솔솔 하고
대답하며
저렇게 흔드는 거야
아름다운 말바위를 넘었는데 눈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들바람!! 그동안 눈산행에 대한 갈증이 심했는데 조금 해소되었지~ㅎ
깔닥고개에서 서울대 공학관으로~
찬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는 많이 떨어졌다..
눈 내리는 밤 / 정완영
산과 들, 마을과 숲,
고목나무 가지까지
한 집안 식구되어
한 이불 속 잠든다
한밤내 눈은 내리고
등불 혼자 타는 밤에
눈 오는 저녁 / 김소월
바람이 자는 이 저녁
흰 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은
꿈이라도 꾸면은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 눈 타고 오시네
저녁 때 흰눈은 퍼부어라
마눌님표 군고구마와 캔맥주 참 좋았다~
눈 / 정민기
하얗고 부드러운
양털이 날린다
넓고도 눈부시게
푸른 하늘 목장
양떼들이 뛰어놀며
날리는 하얀 솜털
소복소복 쌓이면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남길 텐데
새하얀 털실로 짠
하얗고 부드러운
엄마의 마음이다
연주샘..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겨울산 / 황지우
너는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 같은 것인데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갈림길에서 서울공대로~
겨울에 / 김지하
마음 산란하여
문을 여니
흰눈 가득한데
푸른 대가 겨울을 견디네
사나운 짐승도 상처 받으면
굴 속에 내내 웅크리는 법
아아
한참 멀었다
마음만 열고
문은 닫으라
서울대 건설종홥환경연구소에서 서울대 제2공학관으로~
눈사람 / 정연복
코도 삐뚤 입도 삐뚤
못생겨도 아무렇지 않다
내 손으로 정성껏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었으니까
남들이 보기에는
볼품도 없고 우스워도
내 눈에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눈사람 닮은 사람 하나
좋아하고 또 사랑하면서
한세상 살다가 가면
참 행복할 것 같다
귀가를 하기 위해서 서울대 제2공학관에서 2번마을버스를 타고 낙성대역으로~
눈 오는 지도(地圖) / 윤동주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歷史)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로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내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나서면
일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올겨울은 유난히 눈 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때마침 휴무 전날 서울에 많은 눈이 내려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관악산을 찾았는데 설국(雪國)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들었고
그동안 눈산행에 대한 갈증도 다소 해소되었던 산행~
언제 : 2019년 2월 20일
어디 : 사당역 4번출구-관음사-관등정-사당 국기봉-사당봉-헬기장-하마바위-마당바위-
관악문-외솔봉-관악산 정상 연주대-말바위-깔닥고개-연주샘-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서울대 제2공학관
날씨 : 흐리고 간간히 눈발 날리고 찬바람
산행 시간 : 08시 20분~1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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