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 명상 / 이해인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초승달을 벗삼아 쉬엄쉬엄
오르는데 시원한 바람도 불고 참 좋았다..
이제 막 눈뜨기 시작한 철쭉꽃은 달빛 아래 살포시 고개를 내밀며 미소를 짓고..
언제 : 2009년 4월 29일
어디 : 사당역-관음사-사당봉-하마바위-마당바위-원점회기
시간 : 19시 30분 ~22시 40분
날씨 : 시원한 바람불고 맑음
누구랑 : 들바람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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