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09.12.26)송년산행~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건 아니다 / 도종환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건 아니다
삼백예순닷새 중 꽃 피우고 있는 날보다
빈 가지로 있는 날이 훨씬 더 많다
행운목처럼 한 생에 겨우 몇번
꽃을 피우는 것들도 있다
겨울 안개를 들판 끝으로 쓸어내는
나무들을 바라보다
나무는 빈 가지만으로도 아름답고
나무 그 자체로 존귀한 것임을 생각한다
우리가 가까운 숲처럼 벗이 되어주고
먼 산처럼 배경 되어주면
꽃 다시 피고 잎 무성해지겠지만
꼭 그런 가능성만으로도 나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빈 몸 빈 줄기만으로도 나무는 아름다운 것이다
혼자만 버림받은 듯 바람 앞에 섰다고 엄살떨지 않고
꽃 피던 날의 기억으로 허세부리지 않고
담담할 수 있어서 담백할 수 있어서
나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게 아니라서
모든 나무들이 다 꽃 피우고 있는 게 아니라서...
함께한 송년산행 참 좋았습니다~
그동안 함께한 산행을 뒤돌아 보는데 흐뭇하네요~
우리 다가오는 경인년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로 해요~
언제 : 2009년 12월 26일
어디 : 공학관-자운암능선-연주대-관악사지-하마바위-마당바위-사당역
누구랑 : 샤론부부, 승희부부, 미숙랑, 김서방, 범새, 들바람부부
산행시간 : 10시 00분 ~ 16시 02분 날씨 : 맑고 차가운 날씨